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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프의 축구 칼럼

전성기가 지나 노쇠화가 오는 선수의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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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쓰다보니 쪽지도 많이 받는데. 칼럼도 좋지만 제 이야기 자체를 듣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셨나봐요 

그래서 꼭 한번씩 해줬으면 좋겠다 부탁하신분들이 많아서 오늘은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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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루니를 보면 남의일 같지는 않아요. 다만 저는 유명하지 않고 돈을 상상할수 없이 적게받았을 뿐이고 

루니는 저보다 상상할수 없이 유명했고 돈도 마찬가지로 상상할수 없게 받았기떄문에 실력도 차원이 다르고요. 

그래도 욕은 못하겠더라고요. 플레이 하는걸 보면서 제 생각도 나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겹쳤거든요 ㅎㅎ 

이제 제 이야기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 편하게 반말로 서술할게요 ) 

 

 

 

 

 

그 전에는 잘 느끼질못해. 솔직히 말하면 너무 미세한 차이라서 그날 컨디션이 않좋은건가 이러고 마는데. 

이제 외국 리그에서 돌아오고 나서 한 시즌 보냈을떄까지 괜찮았어. 나랑 잘 아는 감독님 그리고 코치님들이랑 관계도 괜찮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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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그 자체가 나에게 익숙하다보니 별 다를거 없었다고 볼수있지. ㅎㅎ 그 시즌에 아마 내가 웬만해서 다 뛰었을꺼야 경기를 

경기를 뛴다 그러면 웬만해서 풀타임 혹은 80분~85분 정도 뛰는데 그렇게 지장은 없었어 별 차이도 못 느꼈고 경기력도 비슷하고. 

훈련하는데도 마찬가지로 그떄 다시 우리 팀 훈련에 적응하면서 비 시즌에 힘든 훈련들도 다 같이 소화했고. 다를꺼 없었어

하지만 컨디션 않좋은 경기들이 많았던거 같고. 아주 작은 차이라 느끼지 못했는데 내가 생각했을땐

그럴때부터 서서히 내 몸이 내려온거같아 

 

이 시즌을 치르면서 적어도 5년정도는 축구를 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했어 몸 상태가 그래도 괜찮았거든 

휴가 받고. 본가로 가서 가족들이랑 지내면서 똑같이 보냈고. 친구들이랑 놀고 매년 같은 흐름으로 . 

운동도 가끔 하면서 그러다 휴가가 다 끝나고 똑같이 팀으로 복귀했어. 근데. 비 시즌 훈련이 너무 힘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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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너무 힘들었어. 그냥 애들 못 따라갈정도로. 그떄는 내가 왜이러지? 집에서 운동 했는데.. 열심히 안했나? 

그리고 힘든 훈련에 고참 열외하고 싶은 사람 빠지라는 훈련에도 참고 따라가봤지만 똑같더라고. 

 

 

만약에 이게 순전히 내 몸상태에 대한 준비가 안돼있었다고 한다면 나도 이런적 많아. 

그래도 일주일 정도 훈련 소화하다보면 이게 돌아오거든.

근데 한달이 지나고 어느새 시즌이 코앞인데도 내 몸상태는 똑같고. 달라질 기미도 안보였어 

 

그나마 대학교 팀들과 경기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티가 안났을뿐이지. 나랑 비슷한 수준에 미드필더를 만나면 어떻게 될지 안봐도 뻔했다. 

 

진짜 심란했어. 근데 말할사람은 없고. 미쳐버릴노릇이지. 

딱 비시즌 끝나고 휴식을 3일줬어. 그 이후로 이제 리그 개막전 준비하는데 이 시간동안 나는 운동만 미친듯이 했어 

정말 사람들도 안만나고 그냥 운동만 말 그대로 운동만 매달렸어 내쳐질까봐 무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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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헬스장 오후에는 집 근처 후배랑 개인훈련 이렇게 운동을 했는데 왜 이렇게 많이 했냐면 

 

감독님이 비 시즌떄 어느날 경기 끝나고 나한테 하신 말씀이 " 이야~ 이제 나이좀 먹었다고 열심히 안뛰고 그러는거 있냐? " 

이러는데 난 열심히 뛴건데 왜 이러는거지 이런 생각도 들고 몸도 맘대로 안움직이더라고 . 남에게 나는 벌써 그렇게 보이는거야 

 

 

내가 관리를 잘했다고 자신할수는 없지만 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았거든 술 담배 최대한 자제하고 특히 담배는 입에도 안댔어. 

휴가 시즌에 항상 운동하고. 경기 끝나고 휴식으로 하루 줄떄도 가볍게 조깅 한번씩 하면서 몸 상태 유지했는데

갑자기 이래버리니까. 당황스러운거야 진짜 집착수준으로 운동에 몰두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즌 개막전에 팀은 이겼는데. 나는 못했어 진짜 못했어. 평소에 내가 잘하던거 하나도 안나왔어. 

물론 후배들도 친구들도 주장 형도. 다 잘했다고 너 괜찮았다고 하는데 아니야. 확실하게 내 수준이 한단계 더 내려간 느낌이들었어 

이후부터 몸이 조금씩 아파. 진짜 짜증나는건 아파서 운동 쉬고 치료받을정도는 아닌데 경기 뛰면 걸리적거리는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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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왼쪽 무릎이 너무 찔끔찔끔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도 아무 이상 없다고 하고 미칠노릇이지 내 입장에서는 경기 뛸떄 신경 엄청쓰여. 

경기를 뛰면 뛸수록 몸은 점점 내려오고 힘은 들어. 특히 체력이 크게 문제였어 원인도 모르겠고. 

그리고 나는 이 경기를 기점으로 점점 무너지는걸 느꼈어 정신적으로도 . 신체적으로도 . 

 

내가 풀백을 도와주러 가야하는데 힘들어서 그러질 못하겠더라. 내가 이떄는 침투해야하는데 너무 숨이차서 못하고 

머리로는 이루어지는것들 몸이 안따라와서 진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더라 사람이 

 

경기를 뛰면 뛸수록 처음에는 풀타임을 뛰지만 그 뒤에는 80분 그 뒤에는 75분 점점 내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 

내 패스미스가 늘어가고 나 떄문에 골 먹는것들이 많아지니까 이제는 내 백업이라고 생각 되던

나랑 똑같은 포지션에 어린 친구가 내 자리에 들어오는 경기들이 많아졌어 

나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하고 다만 경기를 보는 능력은 늘어난거 같아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뛴거같아 80분정도 출장하는 경기도 초반엔 많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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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불평불만 같은건 안했어. 감독님은 날 누구보다 잘 알고. 그러니까 이해할수 있었지. 오히려 나랑 생판 모르는 감독님이

이 시즌떄 나를 봤다면 난 진짜 한 경기도 못 나섰을수도 있어 솔직하게. 그나마 뛴거야. 

 

내가 테크닉이 특출났다면 몇년 더 뛸수있었을지도 몰라. 다른 친구가 내 활동량을 대신 해주면 되니까 .

근데 나는 그 활동량을 대신 해주는 역할을 근 10년 동안 맡아온건데. 이제 나는 어쩌지 하는 생각이 크더라.

 

나는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조금 특별하고 구하기 힘든 선수였던거야. 독창성 있는거. 

무엇보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남들보다 조금 빠른게 큰 도움이 됐어. 웬만해서 이 지역에 떨어지는 공들은 다 내가 채갔거든 

평소에 맨 마킹 할때도 그렇고 1:1 수비 상황에서도 스피드 떄문에 크게 불리하지 않았어. 

 

근데 이제 내가 느려진게 느껴지더라. 정말 몸으로 느껴지는게 날 너무 힘들게 했어. 

도저히 따라갈수가 없는거야. 둔해지고 뒤로 돌아가는 순발력도 느려지고. 1:1 수비는 둘쨰치고 미드필더에서 패스 길목도 차단 못해주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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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이런 스피드같은것들이 느려지니까 탄력도 없어진거야. 헤딩 경합하는데 다 상대편꺼야 

예전에는 어떻게든 높게 점프해서 가져온것들이 이제는 다 상대편꺼야. 

 

지구력 이게 가장 치명적이야. 느리다고 해도 많이 뛴다면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했겠지만 내 몸이 뭐때문에 무너진건지 모르겠어

어쩄든 완벽하게 박살났다고 표현해도 좋아. 힘들어서 이동을 못하는데 무슨 패스를 주고 태클을 하겠어. 

말 그대로 선수로써의 유통기한이 거의 끝나가는 느낌이 들더라고 도저히 움직이질 못하더라. 


마찬가지로 몸싸움도 그랬어. 난 항상 볼을 지키면서 패스하지 제치면서 패스하는 스타일은 아냐 물론 나도 제치면서 플레이할떄 있었어

프로 생활 초반에. 근데 지금 그렇게 못해. 내가 그렇게 세밀하게 플레이 못하는 사람이라 다 뻇겨버리는데. 이제 몸싸움까지

휙휙 밀리고 수비할때도 어꺠 넣으면 내가 먼저 날아가버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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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자신있다고 생각되던 장점들이 거의 사라졌다. 이 당시에는 이런것들이 없어졌구나 이런 생각도 안났어 

그냥 패닉이지 시간이 지나다보니까아.. 이런게 없어졌구나 하는거지 그떄 난 매번 경기 끝나고 집에 와서 왜이러지?.. 뭐야 이게.. 

이런 생각밖에 안들었어 왜 안될까. 이런 생각밖에 안들어 정말로. 

 

그래도 감독님이 어느정도 신뢰가 있어서. 나이도 많고 경험도 있다고 생각됐는지. 그나마 다행인건 

차라리 나를 평소에 쓰던 용도로 안쓰고 긴 패스 뿌리고 무조건 패스 연결에 치중하고 내 백업 선수를 대신 옆에 두는걸로 대체했어 

 

이런데도 불구하고 한 경기 잘하다가 다음 경기 말아먹고. 벤치. 이런 흐름이 반복됐는데 . 당연히 내가 잘하는것들이 아니니.. 

무엇보다 그렇게 뛰킬떄도 본래 그 포지션의 친구가 다칠때 내가 들어가거나 그나마 중요한 경기가 아닐떄 뛰었어 진짜 후보선수가 됀거지

내가 나오는 경기마다 나 떄문에 지는거니까 당연히 수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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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감독님하고 면담도 많이했다. 수없이 이야기하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해결방안을 듣고싶었다.

감독님은 아직 내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던거 같았고. 그래서 포지션도 바꿔본거 같았지

경기를 말아먹는 날이면 교체되면서 코치님이 괜찮아 잘했어 잘했어. 이런 말들을 해주셨는데

이게 날 위로하는거 같아서 더 비참해지더라고 . 

 

어느날. 교체로 투입됐어. 후반 20분? 정도 남았던거 같다. 물론 나는 내 자리를 다시 찾고 싶었고 축구를 오래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뛰었다. 죽어라 뛰었어 진짜 힘들어 죽겠는데. 물론 효과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변한건 하나도없었어 

이 경기를 기점으로 나는 완전한 백업 선수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해 늘 선발은 작년 그 어린친구가 맡았으니까 . 

나 자신이 벤치에 익숙해지는게 너무나도 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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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서운건. 내가 밥을 먹다가도 막 혼자 어떤사람이 나한테 말하는거 같아 " 너 축구 존나 못하는데 밥은 왜먹냐? " 

내가 친구들이랑 프리미어리그 얘기를 하다가도 " 근데 너 축구 못하는데 그런 얘기는 왜해 " 막 이러는거 같아. 머릿속에서 

일종의 정신병. 같았어 

 

이런 환경에서 훈련도 마찬가지였어 나는 항상 않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빴고. 그런 훈련성과로 

그나마 가지고 있던 감독님의 믿음도 꺠져가고 팀 동료들고 티는 안내지만 그러는거 같았지. 

무엇보다 침착해져야하는데 그러지못해 절대 . 사람이라면 


욕심이 많아져서 내가 뭘 보여줘야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실수도 많아지고 드리블 실수도 자주해. 조급해져 사람이 

안 풀릴수록 풀려고 뭐 노력 해보는건데 그것들이 죄다 실수고 또 실점으로 연결되는거야 

이런 문제점들이 모아져서 날 더욱 내리막길로 끌어당긴거야 

 

그리고 한가지 말하자면 뒤에 와서 느낀건데 아무래도 이런 선수 생명부분은 관리를 한다면

어느정도 끝을 늦추는데 많은 도움을 주지만 막상 끝에 왔을떄 선수 본인이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거야. 

 

 

이런 날들이 계속되니까. 돈 받기가 미안하고 단장님 얼굴 보기가 미안하고 감독님도 그렇고 간혹

나 떄문에 지는 경기라도 생기면 팀원들 얼굴도 못봤어 버스로 돌아가는 길에는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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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상대팀에 나랑 아는 후배,친구들이라도 만나면 일부러 행복한척

밝은척 웃음지으면서 말하는게 너무 싫더라 

늘 긴장감에 오늘 잘해야지 다짐하면서 경기 뛸 준비하던 입구가 

이제 지나쳐서 벤치로 가서 앉는 시간조차 버티기 힘든곳이 돼버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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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가다가 입장 대기하는 상대팀 후배라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후배가 먼저 인사하는데. 


" 형! 뭐야. 왜 조끼야. 오늘 안뛰어? " 


" 응 형은 교체명단. 나이 먹었으니까 슬슬 해야지 " 


" 아 뭐여...그런 소리 할 나이는 아닌데 빨리 복귀하셔. '


" ㅎㅎ .. 열심히해라 임마. " 

 

 

이런 말을 하는 와중에도 재가 나를 속으로 비웃고 있진 않을까? 이런 생각. 혹은 

 내 백업 선수라고 지칭했던 나 대신 게임뛰는 저 친구가 주전으로 뛰면서 날 보면 뭔 생각이들까.

벤치에 앉아있으면 진짜 힘들다. 정신적으로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지 . 

쪽팔리고 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말은 안해도 다 날 싫어하고 있겠지. 이런 생각들 

괜히 훈련떄 날 밀치기라도 하고 거칠게 플레이하면 심하게 감정적으로 화내고. 예민해지지.

 

 


특히 원정길에는 더 심한 경우가 많았는데 

내가 조끼 입고 후반전에 몸이라도 풀면 나한테 악감정있던 ( 내가 태클 많이하고 거칠게 한 )

팀들의 팬들은 날 보면서 " 저럴줄 알았다. " " 뭐야 ㅋㅋ 후보야? ㅋㅋ " 이런 비아냥소리도 수시로 듣고

" 그냥 축구접어 " 이런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니. 

나는 밖에 나가는 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보면 됨. 정말 집에만 있던 날들이 많아 부모님이랑 전화도 일부러 피하고 

친구들도 안만나고. 죽고 싶을떄가 한 두번이 아니였고 자살 충동까지 일어날떄도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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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써 내가 성취하던 목적들이 없어지고 나는 이 팀에 무슨 쓸모가 있는건지. 필요한건지 이런 생각들에 폐인처럼 지냈어 

 

원정 경기떄 일부러 아프다고 하고 빠져버릴까 생각도 많이했는데 감독님은 조금이라도 뛰켜보겠다고 

10분 15분씩 뛰면서 내 몸 상태를 다시 되 찾아볼 생각이였나보다. 근데 이 날 그마저도 끝나버렸지 

 

이제 시즌 중후반기에 들어서면서 팀 훈련중에 수비훈련을 하다가 방향전환할떄 그만 발목이 뒤틀려버렸는데 

이게 엄청 큰 부상이였다. 병원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거의 근 반년은 쉬어야하고. 

 

내가 축구선수라는걸 이 병원은 아니까. 당연히 시즌은 포기해야한다고 말하더라. 다음 시즌도 잘하면 못 뛸수도 있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얼굴 감싸고 한숨 쉬던게 생각나. 그 정도로 굉장히 내 끝은 암울했어.

 

곧바로 입원하고. 매일 화장실에서 울고 또 울었다. 물론 병문안을 오는 사람들이 왔을떈 밝은척하고 

내 친구들이 오면 왔냐 새끼들아~ 이러다가도 결국 혼자 남으면 또 똑같은 상황. 

재활 치료를 하면서도 내년에 어쩌지. 이대로 그만둬야할까. 내 수준에 맞는 팀을 찾아야하나.


 

감독님이 병문안을 오실떄마다 팀 얘기를 들려주면서 일부러 나한테 괜찮은척 하는데 그게 더 힘들게 만들더라. 

심지어 계약도 이번이 마지막이라서 찾아주는 팀도 없었고. 절망적인 상황에 부상까지 겹쳤으니 

 

나는 당연히 이제 축구선수로써는 그만해야할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니까 이렇게 말씀하셨음 


" 너 . 이렇게 마무리하지는 말자 "


" 저 계약도 이제 끝나가고.. 뭐 아무도 안 알아주는데요. " 


" 뭘 안알아주긴 안알아줘. 너 이 팀에 한두달 있던것처럼 말하지마라 

 플레잉 코치 하면서 배워 내가 말해놨으니까 도망치듯이 떠나지는마라. " 

 

물론 너무 고마웠지만 내색은 안했고. 만약 이 제안을 받는다면 내가 이렇게 선수생활을 끝내는구나 싶더라. 

감독님 떠나고서 한참을 고민해봤어. 어떤게 나를 위한 선택일까. 재활을 한 뒤 이 나이에 다른 팀이 날 받아줄까?


결론은 아니. 전혀. 나이만 해도 걸림돌인데 이런 부상까지 있는 선수를 누가 받아주겠어. 

그 다음날 난 바로 플레잉 코치로 6개월 더 있겠다고 말씀드리고 조금 속이 편해졌어. 

 

반 시즌동안 재활에만 몰두하고. 다음년도 비 시즌떄 겨우겨우 팀 훈련에 합류해서 훈련을 가르치는 입장이 되니까. 

기분이 조금 이상하더라. 기존에 친구들은아직 나를 형이라고는 부르는데. 이번에 새로 합류한 친구들은 나를 코치님이라 부르니까 .. ㅎㅎ 

 

그 뒤로 게임은 안뛰었어. 항상 리그 준비하면서 상대 팀 분석하고 그런게 일상이였지 익숙하고 또 재밌기도 했어.

훈련 프로그램 짜서 내가 직접 어린 친구들 가르쳐도 보고. 내 경쟁자였던 내 백업 선수였던 그 어린친구에게 

조언도 해주고. 따로 개인훈련도 시키니까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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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가 뛰면서 이길떄의 희열과. 벤치에 앉아서 지도자의 마음으로 지켜볼떄 승리는 참 다른거같아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기쁨은 내가 가르쳐줘서. 그 친구가 그 단점을 없앴거나. 혹은 실력이 늘어난게 보이면 참 기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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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계약기간이 끝나가고. 솔직히 프로팀은 나에게 너무 과분해 아직 시기상조라 생각됐고. 

나는 밑부터 경력을 쌓길 원했고 팀도 나를 오래 플레잉 코치로 쓸 생각은 아니여서. 

내 고등학교 선배형과 같이 초등학교 팀을 만들어보자는 제의가 있어. 팀을 떠나는건 사실상 확정이 됐을떄. 

나에게 마지막 경기가 남은 일주일 전 회복훈련후에 감독님이 말씀하시더라고 


" 네 감독님. " 


" 응 그래. 너 이번주는 운동 준비해서 와라 .축구화 가져와 " 


" 네? 왜요? " 


" 마지막 경기는 해야할꺼 아냐 내일 늦지말고 와. " 

 

그 주에는 나도 훈련에 같이 참여하면서 애들하고 진짜 재밌게 훈련한거같아.

오랜만에 선수로 훈련하는거니까 감회가 새롭더라. 되게 즐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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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도 은퇴할떄 되니까 겁나 잘하네? 감독님 애 다시 복귀시켜서 비 시즌부터 돌려야죠!! 이렇게 놀리는것도 듣기 좋았고 

무엇보다 날 비웃을꺼 같던 내 포지션의 후배가. 굉장히 슬퍼했다고 나중에 친구에게 들었어. 다 내가 만든 생각이였던거야 

 

그 친구랑 나랑 많이 닮아서 플레잉 코치 하면서 가르쳐주기도 많이 가르쳐줬고. 

내가 경험하고 느끼면서 해야할 플레이와 하면 안될 플레이들도 알려줬거든. 자격지심. 그런거였지 내가 한건 


그 주 훈련들 하고 지내면서. 유난히 시간이 빨리갔어.

평소에는 경기는 언제 하는거야.. 이런 생각이였다면

정말 휙휙 지나가서 경기 준비 당일이 되더라. 벌써? 이런느낌이야 

 

팬분들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응원 항상 하시는걸 보면서 진짜 고맙다고 생각했어 


이 날 나는 내 마지막 경기를 뛰면서 은퇴했어. 물론 힘들고 지쳤지만 잘한 경기도 아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아 

단순히 경기가 아니라. 시작 전에 팀원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경기를 시작했고 

경기가 끝나고 상대팀 선수들. 이름도 모르는 후배들에게 축하를 받으면서 끝낼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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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경기 끝나고 몇없는 팬분들과 거의 한시간 가깝게 이야기하면서 많은걸 느꼈어. 

경기를 보러온 가족들도 생각이 나고. 오히려 경기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이 안나네 외적인 부분들이 기억나.

 

경기장 휘슬이 불고 끝나자마자 눈물 흘리시던 어머니 

날 대학교떄부터 가르쳐줬던 감독님과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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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격려,응원 


끝난뒤에. 

내 핸드폰으로 오는 친구들의 문자들

날 지도했던 감독님들의 전화

프로 데뷔 후 첫 훈련 첫 경기. 

나의 첫번째 스승님

이런 단편적인것들밖에 기억에 안나더라. 인생이 축구였고 또 내 전부여서 참 많은걸 배우고 느꼈는데 


비록 거창한 은퇴식은 아니였고 몇만명이 축하해주는 자리도 아니였지만 가치있었다고 생각해.


은퇴를 할 순간이 다가오면. 주마등같은게 스쳐지나가. 


내가 축구를 시작한 이후로 . 내가 기념할만한 모든것들이 기억나더라고 ㅎㅎ 


무엇보다 은퇴할떄 느끼는 감정은 뭐라고 설명해도 설명하기 어려운거야.


 

 

삶의 전부였던것들이 떠나가면서 느끼는것들은 정말 많아. 

9 Comments
볼빨간사춘기 2016.12.22 08:04  
아 형님 여기서 글쓰셨구나 ㅎㅎ
Arcmoon 2016.12.30 11:36  
여기계셨다니
허니헤어 2016.12.30 15:41  
가레쓰 배리 은퇴시켜서 뿌듯했는데ㅠㅅㅠ 이글보니 자기엘카도 울팀에서 은퇴시켜야겠다.ㅠㅠ
펨스 2016.12.30 16:57  
이 글은 정말 굿프님 칼럼 중에서도 가장 명품 글임...
이 글 읽고나서, 이바노비치 욕한 나를 반성하고, FM에서도 왠만하면 은퇴까지 지켜줌.. ㅠㅠ
Chemich 2016.12.31 01:36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
슈비두비둡 2016.12.31 02:05  
확 와닿습니다
축구 인생 2막 응원합니다 형님!
사나 2017.01.02 10:13  
여기로 오셨구낭
소야 2017.01.02 13:45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조권 2017.06.29 01:36  
일루 오셨구나 ㅎㅎ 1년 다되는대 글 이젠 안쓰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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